전상현
행복한나무
2022.04.19.
동철이의 수상한 친구들, 그렇지만 동철이는 수상한 친구들이 누군지 몰라요. 수상한 친구들은 동철이를 알고 동철이의 관찰 이야기를 들려줘요.
처음에는 생각이 독특하다 생각했어요. 목차를 보고서도 설마 했는데 역시였어요. 동철이 주변의 전등, 삼계탕, 텔레비전, 운동장 등이 동철이의 친구들이에요. 동철이의 친구들은 동철이가 어떤 친구인지 설명도 해주고 변화한 동철이의 모습을 각자의 성향과 관점에 따라 이야기해줘요. 이야기의 서술 진행에 아이디어가 좋고 재미있어서 한 번에 다 읽을 수 있었어요.
프롤로그부터 충격적인 이야기.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삼계탕을 해줬던 엄마가 예고도 없이, 갑자기 돌아갔다로 시작해요.
그리고 이야기의 진행은 동철이의 주변 사람, 물건들이 이야기해 줘요. 일찍 아빠를 여의고 엄마, 형과 함께 사는 동철이는 학교에서 씩씩하고 인기 많고 언제나 잘 웃는 친구예요. 슬픈 일을 겪고 난 이후에도 여전히 학교에서 동철이는 잘 웃고 행복한 친구예요. 그런데 집에서 전등, 매트릭스, 텔레비전이 보는 동철이는 학교에서의 모습과 많이 달라요. 하루 종일 공허한 눈에 고요하고 조용한 집이에요. 적막한 집을 온기로 채우기 위해 불을 켜놓고 잠에 들고 텔레비전을 하루 종일 켜놔요.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 여름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겨울 이불이 덮인 매트릭스. 지저분하게 관리되어 바선생이 살기 좋아진 집.
사실, 동철이는 갑작스러운 엄마와의 이별에, 엄마에게 고마움도 미안함도 표현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었어요. 고작 21살인 형은 가장이 되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일만 해요. 형도 집에 오면 몰래 숨죽여 우는 것을 동철이는 알고 있어요. 집에서 엄마의 흔적이, 향기가 사라지고 있을수록 동철이는 힘들어해요. 그러던 중 동철이는 꿈을 꾸고 그곳에서 엄마를 만나게 되었어요.
매트릭스는 나만 혼자 겨울 이불을 덮고 있다고 불만을 가지면서도 동철이를 아껴줘요. 운동장은 이른 아침부터 공놀이를 하는 동철이와 친구들 때문에 여유롭지도 않고 시끄러운 아침을 시작하지만 근래 우울해진 동철이를 진심으로 걱정해요. 텔레비전은 이전에는 동철이와 이야기도 하며 즐겁게 놀았는데 현재는 혼자 열심히 오랜 시간 떠들어서 불만이 있으면서도 안타까워해요. 동철이의 수상한 친구들은 동철이에게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몰라요. 각자의 역할과 시각에 따라 동철이를 관찰한 이야기를 하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동철이가 얼마나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얼마나 사랑을 받으며 예쁘게 성장해 왔는지 보여요. 그렇기에 우울해하는 동철이의 모습이 더욱 대비되어 안타까움을 자아내요. 그렇지만 동철이는 이겨낼 수 있어요.
동철이가 엄마와 만나게 되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나오지 않아요. 하지만 동철이의 15살, 20살, 28살, 33살, 43살의 이야기가 짧게 나와요. 동철이는 새로 가족을 꾸리고 열심히 살아요. 하루하루를 버티며 열심히 살아가는 동철이는 다음 10년 후에도 행복할 것이라고 믿어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지금 내게 맡겨진 일에 감사하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가족이 있음을 소중하게 여겨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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